아래는 <<오마이뉴스>>의 최종명 기자님께서 저의 전통혼례를 취재해 주신 기사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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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 전재규 군은 2대를 이어 온 한의사다.
혼인 전 그를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그저 평범한 한의사가 아니다.
우선, 주역의 대가인 야산(也山) 이달(李達) 선생이 제창한 홍역학(洪易學)의 사상과 문화를 연구하는 동방문화진흥회가 주관하는 역대 3번째 주역 전문을 통강했다.
옛날 전통 방식으로 주역 중간부터 스승이 읽으면 그 다음부터 강독하는데
이를 통강한 사람이 채 30명이 되지 않을 정도로 쉽지 않은 일이라 한다.
한의사로서 환자를 치료하는데 꼭 필요한 것이 주역의 사상이었기에
2007년 지리산에서 꼬박 1달 동안 칩거하면서 공부했다고 한다.
환자치료에 대한 애정으로 그가 배운 또 하나의 기예는 바로 기천문이다.
기천문은 산중도인들이 이어오던 우리 민족 고유의 심신수련 법이면서
한민족의 무예도 정신, 사상, 철학, 문화, 예술, 의술 등이 녹아 들어있다고 한다.
따라서 중국무예와 다르고 종교의식과도 다른
우리민족의 문화유산이라 생각해 수련했다고 한다.
그는 정식으로 기천문 지도자과정을 거친 후
기천문의 육합단공(六合丹功)을 기반으로 환자 치료에 적용하고 있다.
▲ 전통혼례가 끝나고 신랑의 친구들이 기천문공연으로 뒤풀이를 하고 있다.
마당에 청색과 홍색이 나뉘어 깔려 있는데
홍색은 신랑이 다니는 길이고 청색은 신부가 다니는 길이다.
한의학도로서 이후 오랫동안 수련의를 하면서도 끊임없이 환자를 위해 연구하며
인간적인 한의사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역과 기천문 전문가이면서 그는 또한 여행가이기도 하다.
유럽, 중국, 인도 등지를 배낭여행을 다녔다고 한다.
왜 여행을 다녔는가 물었더니 “의사 전재규와 사람 전재규를 통일”하려는 것이었다 한다.
백두산 9봉을 매일 하루에 하나씩 아홉 번 등정하면서 민족정기도 삼키고 환자 치료의 열정을 배웠으며
인도 캘커타에 있는 테레사수녀가 만든 ‘임종의 집’에서 자원봉사를 하면서 죽음을 앞둔 환자들과 동고동락하기도 했다.
인도 바라나시를 여행할 때 소싸움 도중 크게 다쳐 척추가 부러지고 욕창이 생겨 고름까지 나오는 환자 소를 15일 동안이나 돌보고 있는 한국여자의 요청으로 소를 치료했던 기억이 여행 중 가장 큰 자극이었다고 한다.
막상 소를 숭배한다는 인도사람들조차 방치해 죽어가는 소를 돌보는 이방인이야말로 의사의 마음을 지닌 진정한 의사가 아닐까 생각했다고 한다.
그 한국여자를 보면서 의사가 어떤 마음과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몸소 각성했다니 정말 진정한 여행을 경험한 것이라 하겠다.
주역선생님이 그에게 의인(宜仁)이라는 호를 지어주었다 한다.
신랑의 인상과 의지에 참 걸맞다.
그는 ‘따뜻하게 바라보기, 안아주기도 의술이다’라고 한다.
환자에게 마음으로 다가가는 젊고 진실한 한의사가 아닐까 싶다.
그는 경기도 동탄에서 의인한의원을 개원해 자신의 신념을 지키고 있다. (생략)